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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이 글에는 과격한 단어 표현과 감정 표현이 많이 들어가있습니다.
제가 UX factory에 올리는 글 중 가장 과격한 글이니,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고싶으신 분은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세요.



대게 초인종 누르는 사람은 둘 중 하나입니다.

1. 반가운 택배
2. 반갑지 않은 마케터 및 종교 이반젤리스트

대게 친구들은 밖에서 한잔 걸치며 만나고, 올 사람이야 대부분 어머니 친구들이나 옆집 아줌마 등등이고.. 아니면 대부분 응대하러 나가기도 귀찮게 만드는, 일요일 아침 잠을 깨우는 파워콤 광고전화 같은 반갑지 않은 방문객이 대부분이지요.

전 얼마전까지 집 대문 앞에서 초인종 누른 사람이랑 대화할 줄 몰랐습니다. 도저히 저놈의 개떡같은 인터페이스를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일단 이 기계는 액정 화면이 하나 있고, 눈 돌아가게 만드는 버튼이 8개입니다. 큰 버튼 하나, 작은 버튼 둘, 보통 버튼 5개. 당연히 큰 버튼이 주요기능을 수행하는게 일반적입니다. 지금 저 제품의 큰 버튼은 전원 버튼인데, 심지어는 불까지 켜져있어 강조되어있습니다.

집에 이사온지 얼마 안되어 저걸 쓸 줄 몰랐을 때, 누가 집 앞에 와서 초인종을 눌렀답니다. 근데 제가 나가는게 늦어 액정 화면이 꺼져 누군지 확인할 수 없었지요. 액정 화면을 켜는 버튼이 뭔지 몰라 해매다가, 불 들어와있는 큼직한 '전원' 버튼이 있길래 눌러봤는데, 씨끄럽게 비상벨이 울리고 경비실에 통보가 되고 난리가 난겁니다.

아래는 메뉴얼에 나와있는 '비밀번호를 눌러 방범경보 정지하려면 (비밀번호 설정)' 이라는 기능의 설정 방법입니다.

1. 기능모드 시작 - 기능/문열림 버튼을 2초 이상 누릅니다.
2. 현재상태 표시 - 정지/복귀 버튼을 누릅니다.
3. 비밀번호 설정 - ▲ 버튼을 누르면 통화/경비실 램프가 켜집니다.
4. 비밀번호 등록 - 정지/복귀 버튼을 누릅니다.
                          1~6까지 ▼버튼을 비밀번호 수만큼 누릅니다.
                          정지/복귀 버튼을 누릅니다.
                          1~6까지 ▲버튼을 비밀번호 수만큼 누릅니다.
                          정지/복귀 버튼을 누릅니다. 방범경보가 발생됩니다.(뭔 헛소리야?)
5. 비밀번호 확인 - 정비/복귀 버튼을 누릅니다. 방범경보가 정지됩니다.
                          ▲,▼ 등록한 비밀번호 수만큼 누릅니다.
                          정지/복귀 버튼을 누릅니다. 경보가 발생하지 않으면 정상입니다.
6. 기능모드 종료 - 기능/문열림 버튼을 누릅니다.
                          방범경보 정지 비밀번호 설정기능이 종료됩니다.

개 똥같이 어렵습니다.

내가 바보 멍청이라서 메뉴얼 숙독하지 않았고, 코흘리개 찌질이라서 전원 버튼 눌러 경보벨을 울린게 아닙니다. 나 성질은 더럽지만 지적 수준 떨어지지 않습니다. 대학 교육 받은 사람이고, 근의공식 아직도 외울 줄 압니다. 이용자가 삑사리를 내는건 설계 자체가 바보 멍청이 같아서입니다. 이건 자동차에 키 꽂는 구멍이 핸들보다 더 큰 격입니다. 뭐든 용도의 중요성에 맞게 크기가 구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동작으로 사용자에게 두려움을 줘선 안됩니다.

시범/방범/정지/복귀 저게 뭔지 모르겠고, 왜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큰 전원 버튼을 누르면 아주 벨소리를 울리며 옆집에 소음피해를 주고, ▼▲ 버튼은 볼륨 조절인지? 통화/경비실 버튼 누르면 경비실이랑 통화할지 문앞에 사람이랑 통화할지 알수가 없습니다. 네이밍이 중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평소 상황에서 통화/경비실을 눌렀더니 띠리디리 하면서 멜로디가 울립니다. 경비 아저씨 라면 끓여먹고있는데 호출해서 방해한거죠. 평소 상황은 저 버튼 누르면 경비실이 호출됩니다. 반면 초인종을 누른 상황에서는 액정화면이 켜져있고 통화/경비실 버튼을 누르면 방문객과 대화를 할 수 있지요. 그러면 초인종을 누른지 오래되어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는 밖에 있는 사람이랑 어떻게 이야기해야합니까?

누군지 확인하고 문열어주는 기능이 전부인데 저딴 말초적인걸 설명서를 보고 이해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마우스 클릭할때 설명서 봅니까? 제가 생각할때 저건 통화랑 문열림 버튼 2개면 제 구실 다 한다고 봅니다.

- 누가 초인종을 눌렀다.
액정 화면으로 얼굴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화면 위쪽에선 이게 내집 현관 앞인지 공동 현관 앞인지 글이라도 써서 알려줍니다. (지금건 그냥 액정에 보이는 외부 기자재 배치로 어딘지 확인해야 하거든요.)
통화 버튼에 불이 깜빡입니다. 눌러서 누군지 물어보라는 신호입니다.
그냥 얼굴만 보고 아부지 오셨네~ 하고 열어주려면 이 상태에서 문열림 버튼 누르면 됩니다.

-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양측의 마이크가 켜지고, 동시에 문열림 버튼에도 불이 들어옵니다.
누군지 물어보고 문열림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립니다.

이게 주 기능입니다. 따라서 통화 버튼과 문열림 버튼이 가장 커야합니다.

전화 걸기, 전화 받기, 경비실 호출하기, 가스 경보, 방범 이런건 부가적인 기능이니 옆으로 작게 빼야죠. 제일 쓸모없는 버튼은 '시험'버튼입니다. 이건 그냥 가스 경보음 나오는 스피커가 고장나지 않았나 확인하는 기능입니다. 이건 그냥 단가 올리는 요소인데 왜 집어넣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이 제품은 액정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메뉴얼을 쭈욱 읽어보면 액정에 뭐라고 안내만 해줘도 충분히 쉬워질 기능들이 대부분입니다. 무슨 깜냥 충전기처럼 전원 연결 상태에서 배터리를 끼우면 뭐시기, 배터리 먼저 끼우고 전원 연결하면 뭐시기, 배터리 끼운 후 2초 안에 빼면 뭐시기.. 디스플레이를 활용하지 않고 이런식으로 만들어놓으니 사람 돌아버리는겁니다.

전자 제품 기기 조작이 무슨 코나미 코드(↑ ↑ ↓ ↓ ← → ← → B A)입니까? 



저게 근데 겉보기만 저모양인게 아닙니다. 이 건물이 20층이 넘어가는데, 그 세대중 한세대만 단말기가 고장나도 다른 세대에서 액정 화면이 안나옵니다. 이 지경이면 차라리 현관문 구멍으로 내다보는 예전 방식이 훨씬 낫습니다.

이 제품의 문제는 세가지입니다.

1. 액정을 활용하지 않았다.
2. 버튼 네이밍, 사이즈, 배치가 직관적이지 못하다.
3. 배선 설계 자체가 에러다.






진짜 진짜 쓰레기같은건 이 리모컨들입니다. 버튼 늘어놓는게 자랑인줄 아나, 왜 애플이랑 다른 회사들은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걸까요? 악성 공돌이 근성이라 봅니다.

저 너저분한 엑스캔버스 리모컨의 거대한 십자 버튼은 세팅 화면 들어가서 네비게이션 할때밖에 안씁니다. 야마하 리모컨 하단의 재생 버튼 배치 좀 보십시오. 충격과 공포네요. 저 길쭉하고 시커멓고 돌기가 많은 흉칙한 리모컨을 보고있노라면, 모든 세상의 물체에 문자 하나씩 붙이는 대륙의 표의문자가 생각납니다.




생각난 김에 찍어서 올리는 또다른 쓰레기입니다. 제 컴퓨터 뒤에서 AUX 스피커로 쓰는 켄우드 미니콤포넌트인데요. 버튼 배열이 진짜 진상입니다. 별로 중요치도 않은 버튼은 크게 만들어놓고, 액정에는 쉬지않고 제품 광고가 돌아갑니다.

KENWOOD MICRO HI-FI COMPONENT SYSTEM - CD+CASETTE EQUIPPED SYNTHESIZER - FM/AM TUNER - TUNER FUCTION - CD PLAY - TAPE PLAY - SPECIAL FUNCTION - TONE CONTROL - EX BASS - LOUDNESS - ONE TOUCH EDIT - TIMER MODE - PRODUCED BY KENWOOD

이게 무한 반복됩니다. 돌아버릴것 같습니다. 라디오 들을때는 AM/FM 어느게 선택되어있는건지, 주파수는 몇인지 보여주면 될건데, 쉴새없이 제품이 씨디 카세트 달린 신디사이저고 에프엠 튜너다, 수면 모드등 스페셜 펑션이 들어있다, 톤 컨트롤이 된다, 원터치 녹음이 된다 나불나불 떠들어대니 피곤하잖아요.

얘들은 라디오 들을때 주파수 번호보다 제품 기능 설명이 더 중요한가봅니다. 저 제품 이미 돈주고 산겁니다. 산거라구요! 왜 제가 액정에 정신 사납게 돌아가는 광고를 봐야하나요? 외부 입력인지, 라디오인지, CD인지, 테이프인지 뭐가 선택되어있는지 보여주는게 기본이 되어야하는데, 광고를 보여주냔 말입니다.

어떤 주파수인지 볼려고, 저 떠벌이는거 치우려고 튜너/밴드 버튼 다시 누르면 기계 기본 주파수로 리셋되어서 아무것도 안나옵니다. 주옥같이, 주옥같이, 주옥같이, 주옥같이 만들어놨습니다. 다시 말해, CD 몇번 트랙 듣고있나 확인하려고 CD버튼 누르면 재생이 멈춘다는 말입니다. 아무튼 양키 센스는 최악입니다. 근데 본체만 저모양인가요?



이 코딱지같이 열등하게 만든 그놈의 리모컨좀 보십시오. 가운데 딱 보이는 제일 큰 버튼은 마치 역삼동을 몽땅 사서 빌딩을 헐어버린 후 유기농 오리농장을 운영하는 졸부 김첨지 같습니다. 응당 저기는 앞으로 감기나 뒤로 감기, 라디오 선국, 플레이, 정지 아니면 뭐 볼륨 조절 같은게 들어가야 정상인데, 저걸 애매한데 할당해놨습니다. 나 씨디 듣다가 우측 버튼 누르면 테이프가 나오고, 좌측 버튼을 누르면 라디오가 나옵니다. 개판이지요. 앞뒤로 감는건 그 밑에 쥐콩만하게 박아놨습니다. 저걸 누르려면 소심하게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AUX나 ENTER 버튼에 걸리지 않게 잘 눌러야합니다. 앞뒤 트랙 버튼과 라디오 선국 버튼은 쓸데없이 두개로 나눠놨습니다. 에휴. 중요한 볼륨은 저 아래에 넣어놨네요. 호호 음소거 버튼을 볼륨 근처에 넣은건 여기선 칭찬 요소가 되는군요.

어렵고 복잡하게 만든 시대 착오적인 기계들이 전 우주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을 숙지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합시다. 위에서 예로 든 기기들이 점점 더 편리하고 간단하게 바뀌어갈때 세상의 행복 지수는 점점 올라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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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모 2009.06.28 1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놕 진짜 ㅋ, 리모컨은 단가를 올리면 안되겠지만, 터치 리모컨이라도 나와야 하나..

  2. chatii 2009.06.28 15: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모콘 UI 문제 완전 공감합니다
    새로 나온 제품의 리모콘을 가만히 보면 개선시킨 것은 쥐뿔도 없으면서 사람 헷갈리게 모양만 제각각으로 만들지요
    디자인과 UI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는 듯이 보이는데, 그렇담 차라리 똑같은 디자인으로 통일시키든가 왜 자꾸 바꿔대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도나도 럭셔리 LCD TV라고 떠들어대지만 딸려오는 리모콘을 보면 한숨만 나오네요

  3. 스카야마 2009.06.28 1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사 온 아파트에서 버튼을 잘못 눌러서 비상벨 울린적이 있어 무척 공감합니다.
    '테스트모드', '해제', '복귀' 는 물론 알수없는 '방법1', '방법2' 버튼까지....
    인터페이스 수준은 프로토타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경찰서', '소방서', '병원' 이라 버튼과 '전송'이라는 버튼도 있다만
    뭔가 대단할 것 같고 무시무시해서 못 눌러 보고 있습다.
    가장 불편했던건 1층의 문을 열어 줄때마다 제대로 열렸는지 알수 없어 항상 곤욕입니다.
    저희 아파트는 반드시 벨이 끝나기 전에 수화기를 들고
    *(별표)를 길게 누를후 0번을 눌러야 문이 열린답니다.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못찾게 해논건 칭찬 요소가 되는군요ㅎㅎ

  4. Shawn 2009.06.28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별로 과격하게 느껴지지 않는데요. :)
    당연한 지적입니다.
    요즘은 UI 를 잘 못 만든건지, 사용자가 바보라서 이해를 못 하는건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5. UX-dragon 2009.06.28 2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내에는 대기업이 아닌이상 리모컨의 주형을 뜨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에 만들어진 유형중에서 선택해서 기능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알고있습니다.
    리모컨을 새로 개발할수 있는 여건이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저런식으로 리모컨 PUI를 만든다고 생각하니 아찔해지네요.
    그리고 리모컨 PUI는 대체 누가 만드는 걸까요.

  6. likejazz 2009.06.28 2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지적입니다. 특히 리모콘의 버튼 수는 좀 줄였으면 좋겠어요. 현재 제 TV앞에는 3개의 리모콘이 있고 각각 20개가 넘는 버튼들이 달려있어요. 물론 주로 쓰는 버튼은 3-4개 밖에 안되죠.

  7. 지나가다 2009.06.28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쓰레기 같은 인터페이스의 단점을 쓰레기처럼 분석하셨네요.

    글의 내용은 십분 공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욕이나 감정을 절제하지 않은 글로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아주 친절하고 닭살스럽게 쓰라는 것도 아닙니다. 비난과 비판은 손쉽게 문체나 글의 톤만 수정해도 됩니다. 그러면 훨씬 글의 설득력도 높아집니다.

    리모콘에 대해서 제 의견을 좀 말씀드리자면 (역시나 또 애플을 언급하는데) 컴퓨터에 능숙한 젊은 세대들은 꽤나 말도 안되는 디자인으로 보이지만, 기기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일단 대부분의 기능을 리모콘에서 찾는답니다. 메뉴나 옵션을 켜고 거기서 기능을 찾는 것 자체가 상당한 난관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대부분 주요 기능을 다 리모콘에 배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페이스/UX 분석의 전문적인 글을 쓰려면 일단 기본적인 논리적인 글, 리뷰 쓰는 법 부터 배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쌍욕 수준의 단어로 도배된 글은 아닙니다. 자신을 때린 사람이 아무리 미워도 같은 방식으로 떄리거나 죽일 수 없죠. 그러면 같은 수준 밖에 안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맘에 안드는 UX가 있더라도 쌍욕으로 대꾸하면 그냥 욕 밖에 되지 않아요.

    • 이준혁(miriya) 2009.06.29 0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쓰레기처럼 분석한게 맞습니다. 그게 제 컨셉이니까요.

      다만 UI설계에서 젊은 세대, 나이든 세대 그런거 구분 없습니다. 그지같이 만든 리모컨이나 메뉴는 세대 구분 안하고 압박이죠. 아직 머리 쌩쌩한 젊은 놈도 쓰기 어려운걸 나이든 분은 잘 쓸까요? 어림 반푼어치도 없죠. 머리 박고 반성해야합니다.

      근데 메뉴나 옵션을 켜고 거기서 찾는것 자체가 난관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요? 그 역시 메뉴를 완전 쓰레기같이 만들어놔서 그런겁니다. 원인을 세대에서 찾지 마세요. 원천적인 설계 자체의 문제니까요.

      애플 리모컨같이 만들라는 말도 아니고, 리모컨 버튼 수를 반으로 줄이라는 말도 아닙니다. 배열을 효과적으로 해서 직관적으로 사용하게 만들라는 말입니다. 리모컨은 기기와 상호작용하는 통로지, 눈감고 기계에 일방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장치가 아니라 봅니다.

  8. 신기헌 2009.06.29 04: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의 소재로 삼으신 제품들이 아직 UX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크게 성장하기 이전의 것들이기도 한거 같아요. 물론 요즘 나오는 제품들의 리모컨들 중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들이 있긴 하지만요. 이전에는 사용성이라는 부분이 제품의 성공에 있어서 가장 주된 요소가 아니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는 잘터지는 휴대폰이 최고였던거 처럼요. 사실 많은 회사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도 부족했고 그럴만한 여력도 없었던게 사실일겁니다. 몰라서 안하는 거이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먹고 살기 바빴다는거죠.

    우리나라의 디자인 경쟁력 순위가 세계적으로 나름 상위에 링크되어 있지만 그 중심에 있는 상품들중 대부분이 대기업의 제품이라는 점에도 주목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들간의 격차가 그만큼 심하고 작은 회사들은 R&D나 최근 주목하고 있는 디자인 경영이라는 부분에 신경을 쓸 능력이 안된다는거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모든 디자인 제품을 불편하고 부족하다는 것에만 주목해서 보기에는 조금 억울함이 있을 수도 있겠죠... 물론 그저 변명일 수도 있긴 하겠지만요

    • 이준혁(miriya) 2009.06.29 0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켄우드 스피커의 경우 연식이 좀 된 제품이죠.
      네이버 등이 UX에 많은 투자를 하고, 패턴화된 결과물들이 다른 사이트에 쭈욱 퍼져나가는걸 보면, 돈 잘 버는 큰 회사들이 미리 닦아놓은 패턴과 철학을 작은 회사들이 학습하여 전체 수준이 높아지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애플빠는 아니지만 이런 쇼크를 주는데 애플이 많이 공헌을 했고요. 우리나라에도 슬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것 같습니다.

  9. nuzl 2009.07.05 1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버튼이 많을수록 기능이 많아서 그런게 아닐까요
    맥북 리모트 컨트롤은 딱히 기능이 없잔아요 ㅋㅋ

    그리고 키보드 버튼 너무많네여
    막 100개도 넘고 ㅋ

    이거 한 30개로 줄일수 있을텐데... 왜 그런가여

    • 이준혁(miriya) 2009.07.05 15: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리모컨과 키보드는 경우가 다릅니다. 키보드는 각 키마다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더 줄일수가 없습니다. CapsLock은 없애자는 말이 나오고 있긴 하죠.

  10. Min9 2009.07.09 14: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의 덧글중

    '배열을 효과적으로 해서 직관적으로 사용하게 만들라는 말입니다.'

    라는 부분을 보고 한가지 궁금한게 생겼는데...

    miriya님이 생각하시는 훌륭한 (배열을 효과적으로 하여 직관적으로 만든) 리모컨 디자인이 있다면 한가지 예를 알려주실수는 있으신지요?

    애플의 리모컨같이 버튼수가 극단적으로 적은 리모컨을 제외하구요.

    • 이준혁(miriya) 2009.07.09 15: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좋은 댓글이네요^^
      일단 저는 기존 십자키의 ←/→를 볼륨조절로, ↑/↓를 채널로 바꾸고, 가운데 버튼은 메뉴키로 만들겠습니다. 십자키와 메뉴버튼은 엄청나게 큼에도 불구하고 메뉴 조작할때만 사용되지요.
      화면크기, 상위메뉴, 자막 등등의 버튼은 밖에 나와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TV들은 GUI를 너무 안쓰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사용한다 하더라도 너무 어렵게 만들어놨지요. 그 점이 사람들이 메뉴를 통해 들어가 설정하는걸 어렵게 생각하는 까닭이라 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십자 메뉴 같은것들이 그런 고민의 산물이겠죠.
      저 리모컨들이 휴대폰의 UI와 데스크탑 동영상 플레이어의 UI를 참조해서 새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휴대폰의 취소 버튼, 종료 버튼, 십자키 등은 이제 보급될만큼 보급되어 익숙해진 방식이고, 효율성을 입증받은 구조니까요.
      버튼을 극단적으로 많이 줄일수는 없겠지만,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10개까지도 줄일 수 있을거라 봅니다. 아직 발전이 부족한 부분이고, 아직 가능성은 충분하다 생각해요.

  11. Min9 2009.07.09 2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칭찬감사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전 Miriya님의 의견에 부분적으로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재 메뉴에서 포인터이동을 위한 십자키를 볼륨과 채널로 사용해야된다고 주장하셨는데..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 주장의 경우 하나의 버튼이 상황에 따라 그 기능이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십자키가 포인터 이동의 역할만 했으니 공간다중적조작장치(Space Multiplexed Control)였지만, 위 주장은 십자키 버튼을 시간 다중적 조작 장치(Time Multiplexed Control)로 바꿔야한다는 것입니다.
    시간다중적조작장치는 버튼의 수를 줄여 사용자의 인지적 부담은 덜수있지만 사용방법의 이해에 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옳다고 딱 집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위와 같은 주장을 하는데는 사용자의 학습용이성과 인지적부담 사이에서 무엇에 더 우선가치를 둬야하는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지적 부담이 증가하더라고 십자키와 채널/불륨 버튼은 따로 떨어뜨리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채널과 불륨변경은 TV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입니다. 만약 사용자가 이 기능에 대한 학습에 혼란을 겪는다면 버튼을 몇개 줄임으로서 얻게되는 득보다 굉장한 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널과 볼륨과 같은 중요한 기능의 버튼은 크게 만들고 단 하나의 기능만 부여함으로서 사용자의 혼란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Miriya님은 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데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수평화살표는 볼륨으로 상하화살표를 채널로 바꾼다고 하셔는데 이에 대한 이유도 듣고 싶습니다.

    • 이준혁(miriya) 2009.07.09 2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이런 질문이 가장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
      동의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부분은 동의해주시지 않는 편이 더 유익하지요. 기분이 너무 좋네요.

      일단 수평화살표를 볼륨으로 한 이유는, 제가 여태 봐온 TV의 볼륨을 조절할때 나오는 GUI 볼륨 표시가 좌측에서 우측으로 늘어나는 형태를 띄고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채널은 옆으로 돌린다기보다는 위아래로 올리고 내린다는 느낌이 들지요.

      버튼의 수를 줄여 인지적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이해에 대한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버튼의 배열 형태를 통해 사용자에게 십자키의 느낌을 줄수도 있지요. 기본적으로 버튼에 볼륨과 채널의 이름표를 붙여놓으면 평소 상태에서 볼륨과 채널의 기능을 하지만, 형태상 十자로 배열하면 메뉴 안에서 사용할 때 이해의 혼란을 줄일 수 있고, 학습의 부담을 다는 아니더라도 많이 경감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상하좌우 화살표라는것 자체가 별로 어려운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채널과 볼륨이 끼어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른 버튼을 섞는다면 애플 아이팟 나노 4세대 꼴이 났을지도 모르죠.(심플이 직관성과 사용편의성을 먹어버린 사례.)

      위의 LG 엑스캔버스 리모컨의 경우, 그 중요한 볼륨/채널 기능버튼보다 십자키와 메뉴버튼의 크기가 훨씬 큽니다. 제가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이고요.

      기본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설명서를 봐야하는' 버튼은 리모컨에서 빼버리고 메뉴 안으로 넣어 GUI의 도움을 받아 조작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선호채널'이라던가, '메모리'같은건 좀 모호하지요.

      답이 쉽게 나지 않을 부분이지만, '직관성을 헤치지 않는 부분까지' 최대한 심플하게 뽑아내어 인지적 부담을 줄이는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리모컨 뿐만 아니라 기기측의 변화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리모컨은 기계와 사람이 소통하는 장치지만, 여태까진 리모컨에서 일방적으로 명령을 전달할 뿐 기계측의 적극적인 가이드는 기대할 수 없었어요. 수많은 고민이 따라야 할 부분입니다.

      동일한 개념을 적용하더라도, 그 센스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크게 갈릴 수 있는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뭐랄까.. 리모컨을 양손으로 쥐고 버튼에 적힌 쥐콩만한 텍스트를 들여다 보면서 이걸 누르면 어떻게 될까.. 하고 걱정하는 모습만 사라지면 성공이라 봅니다.

  12. 정용재 2009.10.22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과 유익한 리플들 잘 보고갑니다^^

  13. 국재리 2010.04.16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사실 리모콘이나 초인종이란게 하도 자주 써서 쓰레기 같이 만들어도 술취해서 눈감고도 자주 쓰는 버튼을 누르지 않겠습니까...ㅎㅎ 그래서 대충 만들었나 봅니다. 재밌게 읽고 갑니다.

  14. yoo 2013.01.21 1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읽게 잘읽고 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