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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아이폰은 짱이다. 하지만 몇가지 이해할 수 없는 UI를 만들어서 이용자를 학습시키는 경향이 있다. 오늘은 거창하지 않지만 잠깐 스크린샷을 몇장 찍어서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적어보고자 한다. 내용이 많진 않으니 기대는 마시라.

예를 들어 이 스크린샷을 보자. 제일 맘에 안드는 부분은 맨 아래쪽의 볼륨 조절바다. 볼륨 조절바 그 자체는 아주 심플하게 디자인되어있지만, 그냥 멍청하게 심플할 뿐이다. 볼륨 조절바가 볼륨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clue는 오직 '수평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정도의 외관 밖에 없다.

볼륨조절바가 이렇게 썰렁하게 만들어져있어서 피해를 보는 쪽은 바로 재생구간을 보여주는 상단의 바다. 재생 구간 조절바는 나름 충실하게 디자인되어있다. 좌측에는 현재까지 진행된 시간, 우측에는 남은 시간이 보이는데, 이 숫자가 실시간으로 바뀌기 때문에 사용자는 이게 재생 조절바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용자는 아이폰을 처음 접하고 볼륨조절바와 재생조절바를 보고 혼동을 하게 된다. 뒤로가기, 앞으로가기, 잠시멈춤 등의 아이콘이 아래에 붙어있는데, 이 아이콘들은 카세트 테이프 시절부터 이어져온 아주 유명한 아이콘이다. 따라서 보는 누구라도 이게 재생을 조절하는 기능이라고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볼륨조절바가 재생조절 버튼 아래에 붙어있어서, 사용자는 볼륨조절바를 재생조절바로 착각하게 되는것이다. 
가로로 볼때도 문제. 재생조절 버튼과 볼륨조절바가 한덩어리로 묶여있어 같은 기능을 하는걸로 보인다. 사용자들은 직접 눌러보고 삽질후 이러한 아이폰 특유의 UI위치를 학습하게 되지만, 썩 매끄럽고 유쾌하지는 않다. 우리는 이런 UI를 흔히 '직관적이지 않다'라고 표현한다. 제대로 만들고자 했다면 재생조절 버튼 아래에 재생조절바가 달려있어야 할 것이다. 볼륨조절바는 상단으로 올려도 될거고, 거기 더해 볼륨이 점점 커지는듯한 시각적인 효과를 줘도 괜찮겠다. 예를 들어 저 좌측 상단의 신호 강도 안테나 아이콘처럼 '점점 커지거나 작아지는' 2차원적인 모양새를 넣자는 것이다. 물론 디자인은 약간 지저분해질수도 있다. 애플이 그걸 용납 못해서 저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고..


이번에는 재생조절바의 스크러빙 기능에 대해 까보자.

재생조절바의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정밀 스크러빙'이라는 말이 위에 뜨고, 그 아래엔 스크러빙 속도를 조절하려면 손가락을 대고 밀라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일단, 스크러빙이 뭔지 한국인은 알수가 없다는 것이다. '스크러빙 속도'라는 말이 나오는걸 보니, 내가 재생조절을 할 때 뭔가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는 말인것 같다. 마침 재생조절을 위해 꾹 누르고 있었으니 스무스하게 연결되고, 단어 뜻이 유추된다.

영어 단어 뜻은 '문지르기' 비슷하게 해석되는것 같은데, 어떤 면에서는 직역하지 않아서 다행이다-_-; 네이밍 자체를 영어권과 통일하자는 의도인걸로 생각하고 넘어가자.

그렇다면 '손가락을 대고 미십시오'라는 말은 대체 뭔가. 화면 위로 밀어올리라는 말인가? 사실 당기라는 말이 맞다. 영어권 스크린샷을 보니, 저 부분은 'Slide your finger down'이라고 나와있다. 덕분에 나는 아이폰 사고 8달동안 스크러빙을 쓸줄 모르다가 아이패드 써보면서 우연히 터득하게 되었다. 멍청한 번역이 사용성을 뭉개버린 사례다. 글씨와 더불어 스르륵 나타나는 ↓ 화살표가 오버레이되면 멋지고 좋았을거라 생각.

그리고 아이폰으로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화면 하단의 재생 조절 버튼을 이용하여 빨리감기/되돌리기가 아주 불편하다. 누르고 있으면 그냥 화면들이 점프하더라. 덕분에 저 버튼들은 다음, 이전곡 넘길때만 쓰고 빨리감기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자, 당신에겐 아이폰이 있고, 아이폰을 전혀 써보지 않은 사람이 앞에 서있다.

볼륨을 최대로 올려두고 메탈리카의 Master of Puppets 곡을 틀어놨는데, 이 상황에서 아이폰을 전혀 써보지 않은 사람에게 아이폰을 건내주면 30초 안에 재생을 멈출 수 있을까?

홈 스크린에서 음악이 재생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는건화면 상단의 ▷ 아이콘과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 뿐이다. 여기서 아이폰 처음 만져보는 사람은 몇가지 방법을 통해 소리를 끌 수 있다.

1. 측면의 볼륨조절바를 눌러서 소리를 최소로 줄인다. -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다. 볼륨 조절 버튼이 옆에와있고, 볼륨조절 버튼같이 생겼기 때문에 인식하기 좋다.

2. 홈버튼을 두번 연속으로 눌러 재생 조절 팝업을 띄워서 끈다. - 처음 써보는 사람은 거의 추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우연히 작동될 가능성이 더 높음.

3. 아이팟이라는 버튼을 눌러 제대로 끈다. 이 경우 기존에 아이팟이 애플의 MP3p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금방 찾을거고,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은 알기 힘들것이다.

4. 상단의 잠금 버튼과 하단의 홈버튼을 연신 눌러보다가 열이 뻗쳐서 아이폰을 부숴서 소리를 끈다. 뭐 어쨌든 성공은 했겠다.

좀 더 힌트를 주는건 어떨까. 가령 바탕화면에 나와있는 아이팟 아이콘 안에 ▷ 모양이 깜빡거리게 하거나, 상단의 작업표시줄의 ▷ 부분을 터치하면 아이팟 어플이 실행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아이폰 UI 흐름상 작업 표시줄에게 많은 기능을 부여하고 있지 않고, 사이즈도 너무 얇아서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아마 아이팟 아이콘이 움직이게 하는게 제일 낫겠지만, 현재 iOS의 기능상 불가능한 부분일것이다. 해봤자 저 위 App Store 아이콘에 붙은 빨간색 ⑤ App 뱃지가 거의 전부니까. 


UXfactory에 올라오는 '아이폰 UI 까는 글'이라 해서 거창하고 총체적인걸 예상하고 클릭했던 분들에겐 글의 내용이 너무 얕아서 죄송스럽다. 나로 인해 어머니가 아이폰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아이폰 사용에 있어 너무나 많은 불편함을 겪고있고, 내가 그걸 옆에서 보기 민망할 지경이다. 그래서 조만간 부모세대의 아이폰 사용에 대해 적어볼까 하는데 UX쪽에 치우친 글이라면 이곳에, 글이 길어져 악플러 소환 소지가 많을 경우 개인 블로그에 적을까 한다. 아무래도 아이폰 자체가 민감한 기기이고, 사용성에 대해서는 많은 칭찬을 받고 있는 기기라 까는데 미리서부터 걱정이 된다.

물론 지금 내가 지적하는 부분보다 훨씬 많은 UI 문제점이 아이폰 말고 다른 휴대폰에 산적해있다. 다만 내가 아이폰을 쓰고 있기에 그냥 평소 생각을 쓰는 글이니, 섣불리 아이폰 까는 글이라고 생각해서 날 삼성에게 500만원 받은 청탁 저격수로 몰아가지 말길. 대게 이 블로그 구독자들은 굉장한 지성인들이지만 간혹 어디서 흘러들어온 행인이 다는 왈패같은 댓글들은 현대인의 난독증에 한숨짓게 만든다. 따라서 미리 말하고 넘어가는데 이건 아이폰 까는 글이 아니니까 딴데 가보시라.

제목만 읽고 본문 안읽고 막 까는 사람도 있으니 요즘에는 멧집 두둑하게 맞고 사는게 상책인가보다. 그냥 요즘 세상 사람들이 다 이렇다. 수많은 정보를 빠른 속도로 읽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난독증이 있을수밖에 없다. 제목 읽고 스크롤 내리면서라도 보라고 미리 눈에 잘 띄는 안전빵 한 마디 적고 이 글을 맺는다.


아이폰 짱이에요!